에이블리에서 6년 & Product Owner 로써 2년 회고
꼬박 2년만에 블로그에 글을 적어보네요. 계속 적어야지.. 생각하고 있다가도, 나만이 쓸 수 있는 주제로 글을 쓰고 싶다는 압박이 있어서 주제만 갈무리 해두고 글을 잘 못 쓰고 있었는데요. 그래도 제가 경험했던 것들을 잘 기록해두고, 외부의 시선/의견과 접점을 만들어내야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비록 완성도가 떨어질지라도) 모처럼 글을 적어봅니다.
들어가며
에이블리에서의 제 커리어는 크~게 쪼개보면, 2가지 영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엔지니어로써의 4년, 두 번째는 Product Owner (이하 PO) 로써의 2년입니다. 각각의 역할로써 경험을 이 글에서 자세하게 다뤄보고자 합니다.
1. Software Engineer 로써 4년
1-1. Backend Engineer
처음에는 소위 병특 개발자로 입사했습니다. 이전 회사에서 더 성장할 수 없겠다고 생각해서 퇴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얼마 안되어서 입사하게 되었죠. 입사하고 나서는 셀러용 어드민 개발, 옵션 확장 기능 개발 등 사업적으로 필요한 기능들과 함께 인하우스 A/B Test 기능, pt-online-schema-change (+ gh-ost) 리서치 및 적용 등 기술적으로 필요한 업무를 가리지 않고 수행했습니다.
1-2. 자칭 Technical Product Manager (TPM)
그렇게 개발하는 것 자체가 재밌었다가, 서서히 익숙해지고, 곧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도메인에 익숙해지니, 개발하는 것 또한 금방 실증이 나더라구요. (원래도 금방 실증이 나는 제 성향 탓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기술적으로는 조금 더 중요한 설계단의 업무, 혹은 매니징 업무를 병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Server-Driven UI (이하 SDUI) 관련 프로젝트, 인하우스 택소노미 (Taxonomy) 프로젝트 등 좀 더 기술적으로 제품적으로 챌린징한 프로젝트를 도맡아 제가 문제 정의 / 스펙 정리 / 실제 개발까지 도맡아 진행했습니다.
2. Product Owner (PO) 로써 2년
그러던 와중 에이블리가 너무나 잘/빠르게 성장해서 더 많은 중간 관리자를 필요로 하게 되었고, 좋은 기회로 저는 PO 를 맡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내부 인사이동이다보니 이러한 선택에 있어 다른 구성원 분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정말정말 잘 해내야한다는 압박감과 두려움이 심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PO 라는 사람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고, 어떻게 해야 잘하는 것인지를 CXO (CEO, CTO, CPO 등 Chief xxx Offier를 묶어서 지징하는 단어) 분들과 많이 얼라인 맞췄습니다. 그렇게 알게 된 에이블리에서의 PO 는 이전 글 에서 다뤘다시피, “Product” 에 대한 것만 다루기보다는 사업의 전반적인 영역에 있어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가집니다. 그렇기에 저는 Product Owner 보다는 Problem Owner 혹은 Business Owner 에 가깝다고도 생각하고요.
그리하여, 맡게 된 문제는 (아주아주 간략하게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공개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락인 (Lock-in) 스쿼드
- 고객들이 이탈하는 이유를 찾고, 개선하여, 이탈을 방지하고 궁극적인 유저 풀 (C.C) 을 키워내고자 하는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 이후에는 더 자주 앱에 방문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추가 매출을 창출해내기 위해 In-App Ads, 오퍼월, 참여형 광고 등의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수익화와 리텐션 사이에 있는 제품을 도맡았습니다.
- 노벨 (Novel) 스쿼드
- 현재는 에이블리의 “스타일 포탈” 이라는 비전을 위해, 웹툰/웹소설 플랫폼 전반을 도맡고 있습니다.
총합 6년이란 시간을 돌아보며
제가 에이블리에서 6년이나 있을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회사를 선택했던 기준, 그리고 계속 남아있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주된 이유는 “성장” 인데요. 어느 정도 성장이 정체된 회사에서는 개인 또한 성장에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성장” 관점에서 에이블리는 어땠는지 알아봐야할 것 같은데요. 외부에 공개 가능한 정보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배민 퇴사 부검 이라는 글을 보니 기업가치나 투자 라운드가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저는 퇴사하진 않았지만..)
그리하여, 제가 합류한 당시 (18년 10월경) 기업가치와 현재 기업가치를 찾아보니 Series A 를 받기도 전에 합류해서, 최근 찌라시가 있는 Series C Extend 라운드까지 꽤나 급격한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기업가치로만 따지면, 꽤 큰 성장을 경험한 셈이 되겠네요.
출처: The VC - 에이블리
이렇듯 정말 빠르게 성장한 에이블리지만, 저는 앞으로 더 성장할 길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도 마찬가지고요. 제가 좀 더 넓은 영역에서 업무를 하고, 거기에서 성취하는 것이 뿌듯하고 재밌다고 생각해요. 물론, 다시 개발자로 돌아가는 것 또한 필요하다면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다만, 이러한 고민들을 하는 데 있어 앞으로 제 커리어의 스파이크를 어떻게 가져가야할까 싶은 고민은 늘 하고 있습니다. 너무 어렵네요.
그치만,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지질지 한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의 재미라면 재미가 아닐까요? (라고 말하니 좀 꼰대같네요. 주워담겠습니다..)
마치며
적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진 글을 마치며, 이런 저와 같이 에이블리의 다음 그로스를 만들어낼 PO 분을 열심히 찾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PO 채용 공고) 더불어, 다음 글 주제는 어떤 걸로 해야할지 벌써부터 고민이 되는데요. 혹시 제게 궁금하신 주제가 있다면, 댓글로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