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ership Principles #1. Disagree & Commit

서론: 리더십 시리즈에 대하여

회고의 다음 글은 어떤 주제로 작성해야할지 고민이 많이 되는 와중에 이 블로그를 처음에 만들 때, 생각했던 것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블로그에는 PO 로써 일하면서 얻게 되는 아래 2가지에 대해 글을 작성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는데요.

  1. Product Owner 로써 제품을 만들어 나가면서 얻게 되는 제품 인사이트
  2. Product Owner 로써 조직을 이끌어 나가면서 얻게 되는 리더십 인사이트

따라서, 1번에 해당하는 제품 원칙 (Product Principles) 시리즈와 2번에 해당하는 리더십 원칙 (Leadership Principles) 시리즈로 2가지를 전개해보려고 하고, 오늘은 그 중 리더십 원칙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본론: 왜 그렇게 결정되었나요?

혹시 “왜 그렇게 결정되었나요?” 라는 문장을 보고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드시나요?

당연히 순수하게 결정의 배경을 묻는 질문이겠거니 하면 괜찮겠지만, (조금 꼬아서 듣는다면) 결정 자체에 의구심이 들거나 혹은 동의할 수 없을 때에도 나오게 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려진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느끼기 좋은 말인 것 같더라고요. (실제로 제가 많이 한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 스스로를 반성하고요..)

어떠한 결정에 있어 (팔로워든 리더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좋은 태도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결정이 내려진 시점” 이라면 이야기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으로 이 글을 시작해봅니다.

“왜 그렇게 결정되었나요?” 가 왜 좋지 않나요?

변수가 많은 스타트업에서 결정은 정말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그 결정에 있어 자신에게 반드시 납득이 되어야 한다는 태도의 팔로워는 분명 일의 진행을 더디게 만들 겁니다. 리더 입장에서는 같이 일하기 매우 힘든 팔로워일 것이고요. 그런 팔로워 분을 설득하고 일을 진행시키려면 분명 속도가 느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경쟁에서 도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겠고요.

그러면 의견을 모두 삼키고 리더 말에 모두 동의하는 사람이 좋은 팔로워일까요? 절대 아닙니다.

  1. 결정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적절한 근거를 들어 열심히 표현하고 피력하는 것 (= Disagree)
  2. 결정이 내려진 후에는 그 결정에 따라 헌신하는 것 (= Commit)

위 2가지가 제가 생각하는 팔로워의 모범적인 태도 (= 팔로워십) 라고 생각합니다. 1번이 선행되어야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고, 그래야 그 결정에 정말 잘 몰입하여 헌신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위 내용은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쿠팡의 리더십 원칙에도 소개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 시간에 리더는?

위에서는 팔로워의 태도 (= 팔로워십) 에 대해서만 언급했는데, 리더가 챙겨야할 부분이 훨씬 많습니다.

팔로워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설령 그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을지라도 이러한 결정을 한 데 있어 팔로워의 의견이 이러하게 반영되었다는 피드백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의견이 아무것도 아닌양 묵살되는 것은 원치 않을 테니까요.

만약 의견이 묵살된다는 느낌을 팔로워가 받는다면 점차 팔로워의 의견 개진은 없어지고, 리더가 독재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겁니다. 그렇게 되어서는 문제를 정말 잘 풀어낼 수 없는 조직이 되어갈 거예요.

결론: 그래서 말하고 싶은 것

이 글을 쓰면서 가장 걱정했던 점은 팔로워 포지션의 어떤 독자 분이 글을 읽으신 뒤 “어떠한 결정에 있어 무조건적으로 동의하라는 글인가?” 라는 생각을 떠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오히려 반대입니다.

많은 스타트업에서 수평적인 구조를 지향하지만, 결정은 수직적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의견 충돌이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이요. 그럴 때, 의사결정권자 (= 리더) 는 책임과 권한을 부여받아 이를 적절한 때 활용해야하고요. 팔로워는 결정에 있어 의견 충돌을 피하지 말고, 오히려 더 많은 & 더 좋은 의견들로 부딪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많은 의견과 사람들의 생각이 부딪힐 때, 더 좋은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